초등학생의 여가시간이 고등학생만큼이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2학기 서울지역 초중고생 1,745명을 조사한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의 체육활동 참여 실태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평일 평균 여가시간은 195.6분으로 고등학교 평균인 195.2분과 사실상 같았다. 평균적으로 4시간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중학생은 242.1분으로 초등학생에 비해 오히려 45.6분 많았다. 중학생은 초·중·고등학교를 통틀어 자유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일 평균 여가시간도 부족했다. 초등학생은 하루 평균 442.5분, 중학생은 487.3분, 고등학생 405.1분으로 초등학생이 고등학생보다 37분가량 많았지만 중학생보다는 적었다.
대부분의 여가시간이 운동이나 취미활동이 아닌 공부를 위해 사용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초등학생은 하루 평균 여가시간의 대부분(208.1분)을 공부하는 데 소요했다. 고등학생과 중학생의 여가 중 공부시간도 각각 평균 196분, 193분으로 초등학생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여가 중 학생들의 운동시간은 공부시간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운동시간은 태권도나 발레 등 학원 수업을 포함해 69.9분이었으며, 중학생은 51.1분, 고등학생은 43.3분으로 그보다 적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초등학생은 48.6%였다. 그 외 일주일에 1~2번(28.8%), 한 달에 2~3번(11.9%), 전혀 하지 않는다(9.1%) 등이었다.
여가 중 게임시간은 초등학생이 84.4분,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각각 81.1분, 68.3분으로 운동시간보다 조금 길었다. 2011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에서도 국내의 만 9~24세의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에 약 56분, 주말에 1시간 25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는 가정의 소득 수준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학생의 평일 평균 여가는 229.2분으로 일반 가정의 학생보다 약 15분가량 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주말에는 반대로 일반학생의 여가(451.5분)가 저소득층 학생(445.9분)보다 더 길었다.
초등학생들은 고등학생보다 정규수업 시간이 적지만 그만큼 학원, 방과후학습 등 과외 활동이 많아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공부하는 데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2시간이 채 안 된다는 얘기다. 이처럼 초등학생들이 입시생 못지않게 바쁜 일상에 쫓기는 것은 조기학습에 대한 부모들의 과도한 열망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가정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학원을 전전하며 생긴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또 김혜숙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일하는 엄마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부족해진 현실에 지나친 사교육 열망이 더해져 나타난 결과”라며 “이는 전인교육이 박탈당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대안교육연대 관계자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기초학력을 위한 인지학습이 전부가 돼야 하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라며 “초등학생은 뛰어노는 것만으로 충분히 앎의 과정을 이행할 수 있는 나이”라고 지적했다.
[answer 편집부] www.answerzo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