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을 빼고도 평준화 지역 학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평균점수와 고득점자 비율이 비평준화 지역 학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2012학년도 수능 전체 수험생 성적’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언어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평준화 지역에서는 9.50%였으나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7.86%에 그쳤다. 반면, 하위권인 8·9등급을 얻은 학생의 비율은 평준화 지역(8.65%)이 비평준화 지역(13.46%)보다 낮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등을 빼고 일반고와 종합고 학생 47만3390명의 성적만 놓고 비교한 것이다. 언어영역의 표준점수 평균도 비평준화 지역 학생은 100.19점이었으나 비평준화 지역은 96.44점이었다.
평준화 학생의 성적 우세 현상은 모든 영역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수리영역의 경우는 1·2등급 비율이 8.35%(평준화 지역) 대 7.42%(비평준화 지역)의 차이를 보였고, 외국어영역에서는 8.84% 대 6.42%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중소도시와 농산어촌 읍·면에 있는 기숙형 고교와 기숙사가 없는 고교의 성적 격차도 컸다. 서울과 광역시를 뺀 중소도시와 농산어촌 읍·면 소재 고교 재학생 23만여명의 수능 성적을 따로 분석한 결과, 기숙형 고교 학생이 기숙사가 없는 고교 학생보다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이 언어 3.4점, 수리 ‘가’형 5.2점, 수리 ‘나’형 1.8점, 외국어는 3.1점 높았다. 도시지역의 특목고와 자사고 등에 이어 농산어촌에서도 기숙형 고교가 ‘특권학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영역별 1·2등급 비율도 기숙형 고교는 언어의 경우 각각 4.4%, 8%였으나, 기숙사가 없는 학교는 2.5%와 5.9%에 그쳤다. 반면 8·9등급 비율에선 기숙형 고교가 각각 6.4%와 3.7%였으나, 기숙사가 없는 학교는 7.9%와 4.8%로 더 많았다.
기숙형 고교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하나로, 농산어촌의 낙후된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학교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전국 또는 시·도 단위에서 학생을 선발해 기숙사에서 합숙을 시키면서 입시를 겨냥한 ‘성적 쥐어짜기’ 교육을 시키면서, 지역에 거주하는 다른 고교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더욱이 최근에는 대구 등 지방 대도시까지 고교 기숙사 수를 늘리면서 성적 지상주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유은혜 의원은 “고교 평준화를 ‘하향 평준화’로 일컫고 부유층 학생과 우등생만을 위한 고교를 도입해온 ‘평준화 흔들기’의 논리에 허점이 드러났다”며 “기숙형 고교에만 성적 우수 학생을 몰아놓고, 선택받지 못한 다수의 농산어촌 지역 학생들에게는 열패감과 학습여건 악화와 같은 풍선효과를 일으켜 농산어촌 교육의 황폐화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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